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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글 김짐명/ 채움 출판

 

 몇 년 전에 알던 중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 학생이 자신이 캐나다에 있었을 때 역사 교과서에 '동해'가 '동해'로 표기되어 있어 교장실에 찾아가 이 교과서는 잘못 되었다고 따졌다고 했다. 나는 그 아이의 용기에 감탄했다.  그 학생의 얼굴엔 분함과 절망이 교차했다. 돌아온 대답은 그렇다 하더라도 교과서와 다르게 가르칠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어요. 일본이 우리보다 잘 살잖아요... 외국에서는 일본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 몰라요. 일본을 좋게 생각해요......."

역사 왜곡을 바로 잡으려면 우리가 역사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 말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가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황허 문명' 때 비슷한 문명을 이루고 있던 '한'나라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펼쳐지는 추리 소설이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최초 국가는 고조선이고 고조선은 단기2333년에 세워졌다는 말은 구구단 공식처럼 알려져 있고 가르치고 있다.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 이정서와 한은원은 우리 나라 역사의 뿌리가 그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찾아 목숨을 걸고 중국에서 관련 역사서를 찾아 나선다.

 

 처음 이야기 시작은 추리 소설답게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기이한 자세로 자살한 김미진 교수의 사인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일 수 있다고 생각한 목 형사의 의심을 김미진 교수의 친구 이정서는 자살할 때 자세와 스카프가 아닌 노끈으로 죽었다는 것이 증거라고 목 형사의 느낌에 힘을 실어준다. 

 

과학 교수인 김미진은  역사 교수이자 친구인 한은원이 우리 나라 역사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조선 이전에 '한'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위서로 알려진 '단군세기'가 위서가 아님을 오성이 집결되어 있다는 당시 천문현상을 증거로 도와주고 있었다.

한은원은 자신의 성 씨가 '한'나라에서 온 것이고, 고조선 이전 '한'나라에서 유래되었다고 믿는다. 한은원 교수는 한, 중, 일 역사와 관련해 중국의 시에허 교수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었다.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출국한 은원이 실종 상태라 핵융합 연구원이자 친구인 이정서는 은원의 행방을 찾아 중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이정서는 시에허 교수를 만나 그의 편협하지 않은 이론에 감탄한다. 그러나 같은 대학의 아메이 교수를 만나고 시에허 교수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의심한다.

 

한은원은 오성의 집결이 담긴 책의 저자가  '왕부'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왕 씨 집성촌을 찾아 임경으로 향한다. 왕부를 연구하는 것이 '한'의 유래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학자가 많던  왕 씨는 60년대 문화혁명으로 이주를 당하고 직업을 바꾸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은원은 중국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친구인 정서가 자신을 구해줄 거라 믿고 유학생 시절 같이 사용한 웹하드에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암시의 글을 남겨 두었다.

은원의 자취를 찾아가던 정서는 우리나라 역사가 고조선 이전, 3000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왕부의 후손을 만나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왕부는 모든 성의 근원을 찾아 [씨성본결]을 썼고 '한'씨의 유래가 '한'나라에서 나왔음을 저술하였다.

 

 

 

 중국은 동부공정의 일환으로 이 책을 숨기고 고구려의 역사는 중국의 일부 소수 민족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책들을 사들이고 숨긴다. 시에허 교수는 친한 인척 하며 한국의 역사 학자들에게 다가가 역사 왜곡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이었다. 과학 교수 김미진을 죽인 인물이 이 시에허 교수다.

 

 '왕부'의 전문가인 역사 학자이자 역사 왜곡을 위한 삼대공정의 총책임자 펑타오 박사에게 접근한 정서는 이를 눈치챈 펑타오 박사의 미끼에 걸려든다.

정서의 신분을 눈치 챈 펑타오는 정서를 학회에 내세워 망신을 주고 이를 확장해 국제적인 문제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왕부의 전문가답게  자신이 왕부의 책, [유한집]을 가지고 있다고 접근한 정서를 사실은 왕부의 책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사기꾼으로 대대적으로 망신을 주기 위한 작전이었다.

 

 

 펑타오의 작전은 성공한 듯 보였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그 자리에 와 있던 은원이 건네어 준 [유한집]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은원과 정서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시에허는 미진을 죽인 것처럼 은원과 정서를 죽이기 위해 뒤를 바짝 쫓아온다.

우연히 음식점에서 만난 전직 주한 대사관에서 근무한 주위엔 하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 역시 동북공정을 지지하는 인물이라 오히려 시에허에게 넘겨지고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된다.

 

 시에허는 미진을 복어의 독으로 마비시키고 목 졸라 죽게 한 인물인데 동일한 수법으로 이 둘을 죽이려 한다.

하지만 정서는 핵융합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브래인이였고 은밀히 SOS를 청한 정서의 재치로 죽음 직전 공안 기동대와 특수군대에 의해 목숨을 구하게 된다.

 

한은원은 한국으로 돌아와 우리의 역사가 고조선 이전 '한'이였고, [단군세기]는 위서가 아님을 증명한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역사를 유린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따라서 이 [단군세기]를 아주 우습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중략)  [단군세기]를 보면 홀달이란 말이 나옵니다. (중략) 홀달은 13세 단군 49년이라는 연호가 붙어 있어 홀달은 13세 단군이라는 말이 됩니다. 바로 그 옆에 오성취루라는 말이 나옵니다. (중략) 중국의 최초의 국가는 '하'나라라고 합니다. (중략) 이 주나라는 12세기 무렵 세워진 나라로 여기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역사는 텅 비어 있습니다. (중략) 지금 과학실험으로 보았듯 우리에게는 기원전 18세기에 오성취루의 기록이 있고 기원전 10세기에 남해조수퇴삼척의 기혹이 있습니다. 그 텅 비었다는 우리 역사에 이토록 문명화된 나라가 있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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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엔 긴장감이 덜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는 맞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명성 왕후가 시해되기 전에 윤간을 당했다는 내용이 있다. 지금 우리는 명성 왕후의 실제 모습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자료가 남아있지도 않고 우리에게 알려진 사진은 명성 왕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 후쿠오카에 갔을 때 그곳에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을 모시는 신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그 신사는 시내 한복판에 있었다.  한 나라의 국모를 시해한 칼이 신격화되어 모셔진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역사를 아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