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의 과학은 그동안 과학자들이 손대지 못했던 복잡한 자연 현상들 속에서 규칙성을 찾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행동 패턴, 다시 말해 '복잡한 사회 현상'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직 세상을 다루기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물리학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그것을 다룰 '용기'를 갖게 된 것이다.(P13)
줄거리
제1 악장
매우 빠르고 경쾌하게
◆케빈 베이컨 게임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다.
한때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크게 유행했던 '케빈 베이컨의 6단계'라는 게임이 있다.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6단계 이내에 케빈과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도 각각 300명의 친구를 두고 있을 테니,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은 9만 명에 이르게 된다. 4단계 건너 아는 사람은 9만 명의 제곱인 81억 명, 지구에 사는 60억 인구가 4단 계면 모두 아는 사이가 된다.
인간관계를 주변의 아는 사람들로만 국한한다면, 계산은 달라진다. 만약 내 주변에 살고 있는 300명 만을 친구로 두고 있다면, 서울 한복판에 살고 있는 내가 줄리아 로버트의 사인을 건네받기 위해서는 1억 명의 손을 거쳐야 계산이 나온다.
이론적으로 거리에 상관없이 고르게 관계를 맺으며 선들이 완전히 뒤얽힌 네트워크는 3단계 만에 임의의 두 사람이 연결될 수 있는 데 반해 주변 사람들하고만 연결된 사회는 평균적으로 50단계를 거쳐야 다른 삶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머피의 법칙
일상생활 속의 법칙 과학으로 증명하다.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 걸까 하고 낙담하지 마시라, 다른 사람도 당신 만큼 재수가 없으니까.
머피의 법칙은 과연 사실일까?
아침 출근 준비로 부산을 떨며 토스트에 버터나 잼을 발라 허둥지둥 먹다 보면 빵을 떨뜨리기 일쑤다. 하필 잼이나 버터를 바른쪽이 바닥에 떨어진다. 나에게 일어나는 이런 머피의 법칙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1991년 영국의 BBC 방송의 유명한 과학 프로그램에서 잼이나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공중에서 던지게 실험했다. 그 결과 토스트를 떨어뜨릴 경우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 지구의 중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부분 반바퀴 돌고 떨어지기 때문에 잼이나 버터를 바른쪽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 밖의 여러 실험에서 로버트 매슈스는 수학으로 세상에는 되는 일보다 생각대로 안 되는 일이 훨씬 많은 머피의 법칙을 증명했다.
◆어리석은 통계학
OZ심슨 살인 사건의 교훈
예상외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확률적인 개념을 자주 이용한다.
그러나 때론 확률이나 통계에 대해 잘못된 지식의 선입견이 상식처럼 혹은 과학의 이름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1994년 6원 13일 로스앤젤레스 고급 주택가에서 OZ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녀의 남자 친구인 로널드 골드먼이 온몸이 난자당한 채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피해자의 변호인 측은 심슨이 평소에 아내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증언을 토대로 심슨의 살인 가능성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심슨의 변호사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내 가운데 남편에 의해 살해당할 가능성이 0.1퍼센트도 안 된다는 것으로 심슨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러한 계산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다.
심슨의 변호사가 주장한 것은 맞지만 심슨의 아내는 죽었다.
그러면 '매 맞던 아내가 죽었을 때 그녀를 때린 남편이 범인일 확률'을 계산해야 한다.
확률에 관한 오해로 인해 재판부가 변호인단의 말장난에 넘어가 살인자를 무죄로 석방해 버렸다.
◆웃음의 사회학
토크쇼의 방청객들은 왜 모두 여자일까?
여자들은 같은 여자와 함께 영화를 볼 때보다 남자와 함께 볼 때 더 많이 웃었다. 재미있는 것은 여성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남성과 함께 영화를 볼 때 더 크게 웃는다는 것이었다.
웃음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나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훨씬 강하다.
웃음이 명약이라고 해서 많이 웃는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사고가 지나치게 작동해 모험을 즐기는 일에 과감하게 만든다.
인간은 언제 웃는 것일까?
토마스 홉스는 "웃음의 감정은 타인의 약점을 자신의 약점과 비교해 우월감을 느꼈을 때 나타나는 갑자스런 슬리감에 지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의 뇌
과학이라는 이름의 상식 혹은 거짓말
과학 상식으로 꼽히는 이야기 중에서 '만리장성'만큼 엉뚱한 거짓말이 인간이 죽을 때까지 뇌의 10퍼센트도 채 못 쓰고 죽는다는 것, 아인슈타인도 자신의 뇌를 15퍼센트밖에 못 쓰고 죽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만약 아인슈타인 사후에 뇌를 꺼내어 보았더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영역이 85퍼센트나 됐다면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인슈타인 사후 그의 뇌를 연구한 결과 그의 뇌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생 자신의 뇌를 한껏 사용하며 살았다.
제2악장
느리게(Andante)
◆잭슨폴록
캔버스에서 카오스를 발견한 현대 미술가
미국의 현대 미술가 잭슨 폴록은 흔히 미술계의 '제임스 딘'으로 표현한다.
잭슨의 뿌리기 기법은 완전히 무의미한 혼돈의 극치, 다시 말해 '카오스 그 자체'라는 혹평을 했다.
그러나 폴록이 사망한 지 40년이 지나 현대 물리학자들은 최신 물리학 이론으로 그의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들에 따르면 폴록의 작품이 '카오스'인 것은 사실이지만 '카오스'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카오스가 아니다. 모든 자연 현상에 본질적으로 내재된 특징 중 하나인 '카오스와 프랙털'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반영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프랙털이란 말은 자연에 존재하는 패턴들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어로 여겨진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패턴들, 예를 들면 인간의 지문이나 해안선의 모양, 숲에 나뭇가지가 뻗어 있는 모양, 조개껍데기 위에 수 놓인 아름다운 무늬 등은 일견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규칙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문화
서태지의 머리 프랙털이 산다
프랙털이란 앞 장에서 설명했듯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 구조들이 끊임없이 전체 구조를 되풀이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 글래시 교수는 전 세계 토착 문화 속에 나타난 패턴들을 조사해 본 결과 아프리카와 인도 남부 일부 지방에서만 프랙털 패턴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토착 문화 속에 내재한 프랙털 패턴은 인간 문화의 보편적인 형태가 아니라 아프리카 사람들의 문화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패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문화 속에서 수학의 결정체인 프랙털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오랫동안 아프리카를 포함해 제3세계 문화는 야만적이며 원시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글래시 교수의 연구는 그것이 전혀 아니라고 말한다.
◆프랙털 음악
바흐에서 비틀스까지, 히트한 음악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
클래식 음악은 곡이 전개될 때 음의 변화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개 다음 음은 근처의 낮은음이나 높은음으로 옮겨간다. 음폭이 크게 변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빈도가 주파수와 정확하게 반비례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음정의 변화폭이 클수록 한 곡에서 나오는 횟수는 점점 비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런 음악을 '1/f 음악'이라고 한다.
일련이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음악이 1/f음악인 이유가 바로 자연의 소리를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음악이 자연의 소리와 유사한 1/f패턴일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들으며 아름다운을 느끼게 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지프의 법칙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한국어 형태소 및 너희 사용 빈도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단어는 일반 명사의 경우 '사람' , 고유명사의 경우 '한국', 동사는 '하다', 형용사는 '없다' , 접속사는 '그러나'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언어학자 조지 지프는 영어로 된 책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두 세어 그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the' duTdmau, 'of' , 'and' , 'to'가 그 뒤를 이었다. 의미를 가진 단어 대신 두 단어 사이를 연결해 주는 전치사나 단어 앞에 붙은 관사 등 기능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언어학에서 지프의 법칙, 경제학에서 파레토의 법치, 베키의 법칙과 무수한 power law. 이들은 모두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불평등과 불균형이다.
◆심장의 생리학
심장 박동, 그 규칙적인 리듬의 레퀴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리듬, 심장 박동은 생명의 박자다. 엄마배 속에서부터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기 위해 심장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1분에 평균 60회씩 우리의 가슴을 친다.
심장 박동의 간격은 우리가 생갓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불규칙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상식과 정반대였다.
정상인의 심장 박동 간격이 훨씬 더 불규칙적이었으며, 환자들의 심장 박동 간격이 장기적으로 반대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제3악장
느리고 장중하나 너무 지나치지 않게
◆자본주의 심리학
상술로 설계된 복잡한 미로-백화점
백화점에는 유리와 거울이 유난히 많다. 기둥이나 벽도 거울처럼 사람의 모습이 비치는 반들반들한 대리석으로 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거울 앞을 지날 때면 무의식적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므로 거울 앞에 선 사람은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주위 진열대에 시선이 끌릴 수도 있다. 백화점의 거울은 고객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제품에 쏠리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반면 백화점에는 벽시계와 창문이 없다. 어느 건물을 가든 넘치는 게 시계이고, 창문 없는 건물이 없건만 백화점만은 예외다. 이것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하라는 백화점 측의 따뜻한 배려다.
◆복잡계 경제학
물리학자들, 기존의 경제학을 뒤엎다.
물리학자들은 어떤 관점에서 경제 현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이른바 '복잡계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그들의 패러다임은 경제를 '안정된 평형 상태에 놓인 시스템'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이나 금리, 물가, 주가 지수 등 다양한 경제 지표들이 보이는 복잡하고 불규칙한 등락의 원인이 간단하게 파악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수확 체감의 법칙'이나 음의 되먹임에 의한 평형, 환원주의적 분석만으로 결코 설명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금융 공학
주식 시장에 뛰어든 나사의 로켓 물리학자들
금융 수학이 금융 시장에서 실용적으로 적용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의 일이다. 이 시기에 금융 시장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금융 상품인 '파생 금융 상품'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파생 금융 상품이란 농산물, 외환, 주식 등과 같이 자산이 되는 금융 상품을 기초로 하여 이들의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래자의 특수한 조건에 맞게 각종 금융 상품을 결합하여 만든 상품을 말한다.
파생 상품의 위험 분석과 가격 결정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연구는 1973년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스의 '옵션 가격 결정 이론'이다. 이들은 바슐리에와 같이 주식 가격이 랜덤 워크 운동을 한다는 모형을 설정하고, '위험 없이 수익을 이자율 이상 올릴 수 없다'는 가정 아래 옵션의 가격이 만족하는 방정식을 유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방정식은 물리학에서 도체 내 열전달을 기술하는 '열전도 방정식'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물리학자들이 증권가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분야에서 물리학자들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금융 이론은 고도로 다양화되고 복잡한 과학과 카오스 이론, 그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교통의 물리학
복잡한 도로에선 차산을 바꾸지 마라.
운전을 하다 보면 내 차선은 별로 움직일 기미가 없는데, 옆 차선에서는 차들이 꾸준히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 차선을 무리하게 바꿨더니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어 원래 차선이 더 빠르게 빠지는 것이 아닌가! 이것 역시 '머피의 법칙'일까? 왜 하필 내 차선이 제일 느릴까?
왜 많은 운전자들은 옆 차선의 차량 속도를 과대평가하고 자기 차선이 더 느리다고 생각할까? 이것은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다.
그러나 운전자들이 이렇게 착각하는 데는 물리적인 원인도 있다. 2개의 차선이 있는데 양쪽 모두 옆 차선과 비교해서 막히는 구간과 잘 빠지는 구간의 길이가 똑같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내 차선이 잘 빠지는 구간에서는 차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빨리 통과해서 그 구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지만, 내 차선이 잘 안 빠지는 구간을 통과하는 데에는 내 차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운전자는 늘 내 차선이 더 느리다고 느끼게 된다.
◆브라질 땅콩 효과
모래 더미에서 발견한 과학
물리학자들은 모래 한 줌을 콜라병에 집어넣고 흔들어주면 고운 모래는 아래로 내려가고 굵은 모래나 조개 부스러기들은 위로 올라가는 현상을 '브라질 땅콩 효과"라고 부른다. 여러 종류의 땅콩들을 한데 섞어놓은 땅콩 믹스캔을 사서 뚜껑을 열어보면 항상 가장 큰 브라질 땅콩이 맨 위에 올라와 있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붙여진 이름이다.
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모래 더미의 가장자리에서 모래가 액체처럼 흘러내ㅇ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재거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MRI 장치를 이용해 '브라질 땅콩 효과'가 일어나는 과정을 촬영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수직으로 흔들리는 모래 알갱이들은 마치 끓는 냄비 속의 물처럼 대류 현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제4악장
점차 빠르게
◆소음의 심리학
영국의 레스토랑은 너무 시끄러워
외식 문화가 영국인들의 귀를 위협하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 에서는 조사팀을 꾸려 런던 근교 레스토랑들 소음 실태 파악에 나섰다. 과연 영국의 레스토랑은 손님의 청각에 위협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을까?
그들이 방문한 아홉 군데의 현대식 레스토랑은 모두 점심시간에 음악을 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대화만으로 평균 88 데시벨 이상의 높은 소음 수치를 나타냈다.
레스토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옛날식 레스토랑처럼 두꺼운 벽지로 덮는다거나, 테이블마다 두꺼운 천으로 된 테이블보를 깔면 좋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웨이터의 귀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웨이터에게 의무적으로 귀마개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소음이 인간의 정서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뚜렷하고 일괄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는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 이종종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간은 외부 자극에 단순히 반응하고 일정하게 행동하는 '기계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소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울 만큼 천자만별이라는 것이다.
◆소음 공명
소음이 있어야 소리가 들린다.
누구나 한 번쯤 옆집에서 일어나는 부부 싸움이나 작은 망치질 소리에 밤잠을 설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과학자들이 새롭게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때로는 '듣기 싫은 소음이 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음 공명' 현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소음 공명 현상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생물체, 그중에서도 신경세포의 정보 전달을 연구하는 신경과학 분야다.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뇌의 정보 처리 과정을 이해하려는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 뉴런들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이러한 소음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현재 소음 공명 현상에 관한 연구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기술적으로도 응용되고 있다.
특히 소음 공명의 의학적인 응용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이보그 공학
뇌파로 조정되는 가제트 형사 만들기
1980년대 인기 TV 만화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컴퓨터 형사 가제트는 걸어 다니는 잡동사니 사이보그다.
가제트의 작동 원리는 뇌파다. 생체 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로봇 공학이의 발전이 전문가들의 예측을 훨씬 앞질러 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언제쯤 가제트 형사의 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미 뇌파를 연구하는 일에서 손을 뗐다. 뇌파가 설령 뇌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하더라도 10차원에 가까운 변수를 필요로 하는 고차원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다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물리학
산타클로스가 하루 안에 돌기엔 너무 큰 지구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착한 어린이들에게 굴뚝을 통해 선물을 나누어준다는 전설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산타클로스에게 주어진 시간은 크리스마스이브 단 하룻뿐, 지구의 자전을 고려해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선물을 나누어줄 경우 약 31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31시간 동안 1억 6천만 가정을 방문하려면 1초에 1434 가구를 방문해야 한다. 다시 말해 0.0007초 만에 지붕 근처에 썰매를 주차시키고, 굴뚝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 선물을 놓고, 다시 나와 다른 집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집과 집 사이를 이동하는 데도 가히 천문학적인 속도가 필료하다.
◆박수의 물리학
반딧불이 콘서트에서 발견한 과학
강가의 나무숲에 제각기 반짝이는 반딧불이 일순간 같은 박자로 깜빡이는 현상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수컷 반딧불들이 벌이는 한밤의 불빛 콘서트다.
반딧불이의 반짝임과 여성의 생리 주기,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두 현상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각각의 개체들이 주기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어느 순간 같은 박자로 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어느 순간 같은 박자로 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반드시 존재했을 것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박수의 물리학매개체에 의해 연결된 진동자들이 동시에 같은 박자로 운동하는 현상을 '동기화' 현상이라고 한다.
박사 페스킨은 축전기들 사이의 저항값을 다르게 하여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동기화 현상이 가능한데 시뮬레이션해 보았다. 결과는 한결같았다. 축전기의 개수에 상관없이 모든 축전기는 개수에 상관없이 모든 축전기는 결국 같은 박자로 방전과 충전을 되풀이했다. 동기화 현상이 연결된 진동자의 내재적인 특성임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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